글 | 궁금이 · 방송 | 구서림
이런 글을 읽었다.
“자기가 어려서 자랐던 환경을 떠나 다른 문화권에 가면 그 문화권의 주류 사회에 들어간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외국어를 본토 사람들보다도 더 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포털사이트 “소후”의 창시인 장조양이 한 말이다. 장조양은 18세 때 전국적으로 100명을 선출해 미국 류학을 보내는데 뽑힌 학생이였다. 당시 청화대학에서 25명을 추천했는데 나중에 8명만 합격되였고 그중에 장조양이 있었다. 장조양은 메사츄세츠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따고 학교에 남아서 중국관련 업무를 처리했다. 그의 지도교원도 이미 부총장으로 승진했고 업무건으로 중국에서 가는 모모한 관원들과도 자주 자리를 같이 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세상 부러움 없는 성공을 그는 결국 포기하고 귀국을 선택했다. 리유는 아무리 노력해도 미국의 주류 사회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중국인이 하위문화권에 처하는 건 절대적인 일이고 이는 누가 어떤 대학교를 나오냐와는 관계없는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그가 보기에는 메사츄세츠대학교내에서 유명한 학장급 중국인 교수들도 미국의 주류사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건 그 사회가 외래인을 차별시해서가 아니고 하여튼 딱히 찍어 말할 수 없는 그런 넘지 못할 장벽이 있었다.
이와 대조되는 느낌은 번마다 귀국해 중국땅을 밟을 때였다. 장조양은 귀국할 때마다 우선 정서적으로 떳떳함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자신 뿐만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당당하게 살고 있었다. 반대로 중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들을 만나면 여기서 사는 그들 역시 나약하고 창백해보였다. 그들도 중국의 주류 사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연을 읽으면서 먼저 주류사회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사전은 한개 나라에서 총체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이 믿고 행하는 사회라고 풀이했다. 피상적인 의미에서 봤을 때도 외국에 나가면 대다수 사람들에 속하기가 어렵게 되고 따라서 주류사회 진출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시점에서 외국은 둘째 치고 국내에서만 맴도는 나를 짚어보게 된다. 고향을 떠나 북경에서 20년을 넘게 살았지만 북경의 주류사회에 들어갔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택시를 타도 기사아저씨보다 아는 것이 적은 것 같고 이 도시는 아무리 오래 살아도 외지인의 신분에서 헤여나오지 못할 것 같다. 외지인이란 의식 자체가 이 도시의 주류사회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고향에 돌아가면 주류사회에 들어가는 걸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건 출국과 귀국의 개념과도 완연 구별되는 별개의 문제다. 이제 나는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부류로 살고 있다.
여기서 이런 문제가 홀시됐다. 사람은 과연 반드시 주류사회에 들어가야만 하는 걸가.
당시 장조양은 귀국을 선택하면서 자기만 그런 느낌인지 의문스러워서 주변의 지인들에게 물어봤다.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까?”
“아니요.”
“미국에서의 생활이 유쾌합니까?”
“괜찮습니다.”
이 짧은 대화를 어떻게 리해해야 할가. 장조양의 판단으로는 애초 미국에 가기로 결정했을 때 품었던 큰 포부를 많이 압축해서 생각했을 때 내려지는 결론이다. 다시말하면 출국전에 그렸던 청사진의 거창한 욕심은 없어지고 그냥 안정하고 편안한 생활이면 된다고 기대치를 내려 잡게 된다는 것이다. 교구에 양옥이 하나 있고 차를 갖추었을 때 그게 괜찮은 생활이라고 인정하면 되는 일이다. 주류사회든 비주류사회든 크게 관심도 없고 바라지도 않는다. 장조양처럼 큰 사업을 벌일 욕심도 없고 포부도 없다면 주류사회라는 개념도 스스로 정하기에 달렸다.
이번에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의 일부 매체는 미국적 한인 여러명이 입성한데 대해 자랑스럽게 포장했다. 그런데 외교가의 베테랑들은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라고 랭철하게 꼬집었다. 한마디로 조선반도문제에서 이들이 오히려 본토 미국인들보다 더 강경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시 말하면 모양새만 한인이지 이미 주류사회에 융합된 엄연한 그 나라 사람이라는 얘기다. 적절한 비유는 아니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을 때 일본인보다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한간이 더 독하고 얄미운 것과 정서적으로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주류사회는 둘째 치고 어디에서 살든 제 나라를 팔아먹지만 않으면 그래도 중간은 간다. 외국에서 산지 얼마나 됐다고 그 나라는 아주 천당으로 떠받들고 자기 나라에 대해서는 허물만 잡는 그런 사람들은 어디에 가 살아도 량쪽으로 다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이다.
무슨 사회든 량심이 바르면 세상이 밝게 보인다.
궁금이
youshengxiangban@12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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