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약속 | 교사절에 가정방문을

时间:2020-08-29 来源:中国朝鲜语广播CNR

글 | 일송 · 방송 | 구서림

    때는 지금으로부터 2년전, 2018년 8월 말이였다. 사천성 성도에 출장중인데 갑자기 집사람한테서 아들놈 학교의 선생님이 요사이 가정방문을 오겠다며 어느날이 좋겠는가 물어본다는 전화가 왔다. 나는 아직도 며칠 있어야 이곳 일을 마무리 하고 북경으로 돌아갈 것이니 당신 편한 시간으로 잡으라 했더니 선생님이 가능하면 아버지와 어머니를 동시에 보고자 한다고 했다. 부득이 선생님한테 상황을 이야기하고 훗날 다시 가정방문 시간을 잡기로 했다.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상했다. 아들놈 학교는 저급학년과 고급학년이 서로 다른 교사를 사용하고 있다. 아들놈은 이번에 마침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반주임을 비롯하여 모든 학과목 선생님을 바꾼다고 하며 지금은 방학중이다. 그러면 아들놈을 한번도 보지도 못한 선생님으로부터 가정방문 요청을 받은 것이다. 학기중에 이런 요청을 받으면 아들놈이 공부를 잘 하지 않거나 학교 생활에서 말썽을 일으켜 오시나보다 하겠는데 아직 학생을 한번도 보지 못한 선생님이 우선 련락을 해왔으니 이상할만도 했다.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그때는 아들놈도 이미 개학을 하였고 그사이 학부형들 사이에서도 어느정도 교류가 진행되여 있었다. 본래는 학교에서 어문, 수학과 같은 주요과목 선생님들에게 가능한 빠른 시간내에 학부형들을 만나 학생에 대한 료해를 깊이하라고 하였던 것이다. 한명의 선생이 보통 두개반 정도를 가르쳤는데 그러면 70명 좌우 학생의 학부형들을 만나 담화를 해야 했었다. 그러다보니 선생님들은 정식 개학 한주일전부터 학부형들과 련락하여 시간되는 집들을 미리 방문하였던 것이다. 가정방문은 책임감 있는 선생님이 문제학생에 대하여 취하는 마지막 방도의 하나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요사이는 이렇게 미리 학생의 여러 상황을 료해하여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와 선생님들의 관심과 로고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나도, 집사람도 학생 시절에는 나름 모범생이였기에 종래로 선생님의 가정방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하여 조만간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온다니 살짝 긴장되기도 했다. 


    아들놈의 새로운 반주임은 어문선생님이였는데 성이 왕씨였다. 왕선생님이 드디여 다시 련락을 취해왔다. 조금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오늘 오후 퇴근 길에 가정방문을 가고 싶은데 괜찮겠는가고 물어왔으며 마침 둘다 집에 있는 날이기에 일찍 퇴근하여 왕선생님을 맞을 만단의 준비를 취했다. 퇴근 길이면 저녁 식사시간인데 저녁은 어느선에서 어떻게 해드려야 할지? 왕선생님은 어떤 물음을 물을지? 어느 정도 정직하게 답을 해야 할지? 여러 문제들을 집사람과 하나하나 교류하여 정리를 해두었다. 다른 문제는 그런대로 쉽게 풀렸는데 한가지가 잘 판단이 서지 않았다. 왕선생님이 가정방문을 오신다는 오늘이 바로 9월 10일, 교사절이였던 것이다. 왕선생님은 무엇때문에 교사절날 가정방문을 오시는지? 명절이라 선물이라도 드려야 하는거 아닌지? 그러면 어느 정도의 선물을 드려야 적당한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또 갑자기 오신다니 성의껏 준비할 시간도 없고. 하여 선물은 일단 오시면 왕선생님을 보고 참작하여 드리는 것으로 잠정 합의를 보았다.


    착잡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왕선생님은 저녁 6시 즈음 하여 우리 집에 왔다. 상냥한 어투에 푸근한 인상을 주는 40대 좌우의 녀선생님이였다. 동년배라 편안했다. 왕선생님은 새로 반급을 맡고 학생들을 보다 빠른 시간내에 전면적으로 료해하기 위하여 최근 하루에 한두집씩 가정방문을 한다고 하면서 아들놈의 성격, 취미, 특장, 과외활동, 집에서의 학업 태도 그리고 학교와 반주임선생님에 대한 학부형의 기대와 요구 등에 대하여 자상히 물어보고 꼼꼼히 필기를 해두었다. 한시간 좌우의 교류를 통하여 우리는 이런 선생님이면 아들놈을 맡겨도 좋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과일도 없이 정말 물 한컵 놓고 한시간의 교류를 마친 선생님은 이것으로 이번 가정방문을 마치겠다며 일어섰다. 이대로 보낼수는 없는 것이였다. 저녁식사를 제의하였으나 선생님은 완곡히 거절하였다. 연변의 특산품을 선물하니 선생님은 견결히 거절하였다. 택시라도 잡아드리려고 하였더니 선생님은 버스역으로 뒤도 안돌아보고 걸어갔다. 교사절에 가정방문을 온 선생님을 이렇게 보내도 되는건가? 나와 집사람은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왕선생님 집은 방산구에 있다고 했다. 지금 시간 7시에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바꿔 타고 집에까지 가면 저녁 8시반은 될 것이다. 그사이 저녁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려는지? 어릴적 자주 듣고 불렀던 “선생님의 들창가 지날때마다”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순간이였다. 


    가정방문이 있고 얼마간 시간이 지난후, 아들놈이 집에 와서 요사이 어문 수업이면 왕선생님이 자주 자기에게 문제를 물어보며 반급의 이런 저런 일들을 시킨다고 했다. 감사한 마음에 집사람이 인사전화를 하니 왕선생님은 지난번 가정방문에서 들으니 학생이 조금 내성적이라고 하기에 학급에서 자신을 드러낼수 있는 기회를 자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의도적으로 그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정방문을 단순히 학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형식으로가 아니라 진정 매 학생의 특점을 장악하여 종합적인 발전에 활용하고 있는 선생님의 노력에 감사할 따름이였다. 그리고 그 감사의 마음을 작은 물품에 담아 몇번 더 시도를 해보았지만 번번이 거절당하였다. 범위(范伟)가 출연한 <맞춤형 서비스(私人订制)>라는 영화에 보면 “군중 속에 나쁜 사람이 있다( 群众里面有坏人啊!).”는 명구가 있다. 우리가 그런 나쁜 사람인 것 같아 이제는 그런 시도를 포기하고 편한 마음으로 아들놈을 왕선생님께 맡기고 있다.  


    한학기 집에 박혀 있던 아들놈이 요즈음은 개학 준비로 바쁘다. 반주임 선생님은 지금도 그 친절하면서도 원칙적인 왕선생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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监制:金光永

审稿:赵香兰

编辑:具瑞琳

制作:朴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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