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약속 | 뉴노멀

时间:2020-08-22 来源:中国朝鲜语广播CNR

글 | 사송이 · 방송 | 구서림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의 유일한 경쟁자를 죽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인수를 강요하자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한 말이다. 경쟁 상대가 있어야 기업이 더 발전한다는 그룹 회장 다운 흉금이다. 대신 명색이 대통령이란 사람의 옹졸함이 그대로 비교가 되여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탄발언의 상태가 뉴노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후 한 말과 트위터에 올린 글 중에서 70%가 거짓말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건 그렇고 건강검진이 예약되면 그 날부터 술을 조심하게 된다. 일년에 한번밖에 안 하는 건강검진에서는 내심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를 알리 없는 친구가 술약속을 해온다.


    “내가 건강검진을 예약해 놓아서...”


    “우리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그게 진실된 결과가 아닐가?”


    할 말이 없다. 일년 내내 그렇게 살아놓고는 며칠동안 술을 안 마시고 건강검진을 받아서 좋은 결과가 나와봤자 눈가리고 아웅이다. 뉴노멀이나 올드노멀이나 일관성이 있는 게 좋다.


    퇴근길에 지하철을 갈아타는 길에 맞은편에서 무더기로 몰려오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파란 마스크를 쓴 얼굴들이다. 남녀로소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이제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잠잠해졌지만 마스크 상태는 아주 자연스럽게 지켜지고 있다. 이른 봄에는 꽃가루 방지용으로 겸해서 쓰고 해볕이 독한 여름에는 빛가리개 용으로 착용하고 화장을 하지 않은 날에도 일시 방편으로 활용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마스크의 뉴노멀, 어디까지 가는 걸가.


    한어에서 뉴노멀이란 말이 처음 나왔을 때는 저걸 어떻게 번역하나 많이 고민했었다. “새로운 상태”, “새 일상” 등 여러가지로 해보다가 한국에서 뉴노멀이라고 하더라니 냉큼 그대로 받아썼다. 중국의 조선어는 한국어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매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그런대로 고집을 부리며 외래어도 배척하고 두음법칙도 멀리 했다. 그런데 현재 여기저기에서 만나게 되는 한국어 매체와 드라마는 갈수록 언어의 계선을 희미해지게 만든다. 지금도 위챗글에서는 “녀자”, “래일”이라고 쓰지만 일상 대화나 개인 위챗에서는 여자와 내일로 자연스럽게 써가고 있다. 언어 침투와 변혁의 뉴노멀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게 필연이라면 아무리 애를 써서 고집해도 바뀌는 건 시간문제다.


    친구들이 한잔 한 이튿날이면 서로가 어제 어떻게 헤여졌냐고 물어보는 일이 비일비재다. 그래서 이제 내가 기억이 없으면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질 것이라고 자아위안을 하고 아예 전날 상태를 확인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를 술을 마신다고 할 리는 없다고 굳게 믿으며 자아 최면을 건다. 필름이 끊긴다는 게 무슨 소리냐고 머리를 갸우뚱할 때가 있었건만 이제 끊기지 않는 날이 별로 없다.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기계적으로 말하고 반사적으로 웃으며 살아 있는 시체로  앉아 있는다고 생각하니 허황하기도 하다. 나이에 따르는 체력의 감퇴와 량의 한계가 이제 뉴노멀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다.


    어느날 앞에서 걸어가는 상사의 흰머리와 뒤모습을 보니 예전의 근엄함보다는 년로함이 더 안겨온다. 한때는 패기와 열정으로 뭇 직원들을 호령하며 일사천리로 일을 추진해 왔던 시절이 있었건만 어느덧 퇴직을 앞에 두니 소심성도 깊어지고 웃는 얼굴도 많아졌다. 권위보다는 친절함이 우세하는 동네 형 같이 느껴지며 간격이 좁아진다. 안타까운 일일가 아니면 원래부터 그래야 했을가. 세월이 가면서 생겨나는 부드러움과 포용은 어느 단계 나이에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뉴노멀이다.


    단체방에서 보니 고향에 간 후배가 시골집 마당에서 삼겹살을 굽고 있다. 마당에는 키큰 옥수수도 보이고 터밭에서 뽑아온 상우의 대파도 유혹적이다. 마을 저편에서 흐르는 개울물을 보니 물고기 잡이를 나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개울 옆에 돌로 림시 부엌을 만들어 불을 지펴서는 내기를 넣고 고추장을 넉넉히 풀어 물고기탕을 끓이고 싶다. 갈수록 시골의 정취가 그립다. 그런데 현실은 시골이 아니라 어디도 나갈 수 없는 붙박이가 됐다. 그럴수록 산과 들과 강이 그립다. 물론 북경에도 산은 없지 않지만 그 산이 그 산이 아니다. 이게 앞으로의 뉴노멀은 아니겠지 하면서 빨리 현상태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전에는 밖에서도 다 못먹는 술을 왜 집에 와서까지 마시겠냐며 집술을 극구 부인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올해 설을 쇠고 나니 세상이 확 바뀌여버렸다. 집에서도 안 마시면 어디서 마실 데가 없다. 그런데 더 희한한 건 집에서 마셔도 그런대로 마실만 하다. 더우기 지금과 같은 무더운 날씨에는 퇴근해 지하철을 타면서부터 집에 가면 맥주부터 따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맴돈다. 어쩌다 이런 불쌍한 신세가 되였을가. 


    사송이는 올드노멀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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监制:金光永

审稿:赵香兰

编辑:具瑞琳

制作:朴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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