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병 막으려면
잇몸부터 챙기세요
씹고 먹는 즐거움을 위해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잇몸 관리는 필수다. 잇몸도 신체 일부이기 때문에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는 동시에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잇몸병(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잇몸, 잇몸뼈, 치주 인대, 백악질 등으로 구성된 '치아 주위 조직(치주)'에 세균이 증식하면 혈관을 통해 세균이 전신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 세균과 염증 유발 물질들이 혈관으로 침투하면 혈관 내벽이 긁히면서 손상된다. 손상된 혈관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힐 수 있는데, 이는 동맥경화·협심증 등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도 유발할 수 있다.
세균뿐 아니라 세균이 내뿜는 염증 유발 물질도 문제가 된다. 치주에 염증이 생기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는 신체 조직 내 인슐린 내성을 증가시켜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한국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2009년 미국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합병증 6가지 중 하나를 치주 질환으로 밝힌 바 있다"며 "치주 질환을 치료하면 당뇨병 치료·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임신 계획 중이라면 치주 질환 점검부터
특히 임신 계획이 있다면 치주 질환을 미리 점검하고 치료받는 게 좋다. 임산부는 출산을 위해 정상적으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치주 질환으로 생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태반으로 넘어가면 이를 출산 신호로 오해해 자궁을 수축시키고,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치주 질환은 기도를 좁혀 만성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씹을 때 불편감이 느껴지거나
▲이가 갑자기 흔들리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거나
▲구취가 나거나
▲잇몸 사이가 벌어지는 등
상술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주 질환을 의심하고 치과를 방문해야 한다. 치주 질환은 치태와 치석이 쌓여 생긴다. 올바른 칫솔질은 치태·치석의 생성 속도를 늦출 순 없지만, 완전히 막을 수는 없어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필수다. 김태일 교수는 "1년에 한 번 보험 적용 가격으로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다"며 "그러나 사람마다 치석 생성 속도가 다르므로 치과 전문의와 상담해 스케일링 주기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